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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과 만나다/내가 만난 책 2013. 12. 12. 10:14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&무 - 공포만화가가 전하는 고양이의 매력
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&무 - 공포만화가가 전하는 고양이의 매력
고양이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, 저는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. 어릴 적에는 고양이와 친해질 수 없었어요.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창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과 비슷한 소리라든지,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고양이가 반짝이는 눈이 무섭더군요. 고양이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(스노우캣 웹툰도 큰 역할을 했지요) 점차 고양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. 개와 모습과 성격이 다를 뿐 사랑스럽기는 매한가지였어요.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의 집에 갔을 때, 아아... 비로소 그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. 손이 저절로 가는 토실토실한 앞발, 몸통과 다른 생명체인 듯 따로 움직이는 꼬리, 할 말이 뭐가 그리 많은지 쉴 새 없이 냐옹냐옹 거리고, 어느새 슬금슬금 다가와 무릎 위에 척 앉는 능청스러움. 이제는 길고양이를 만나도 말을 걸게 되네요.
이토 준지는 일본 공포 만화가로 무척 유명합니다. 공포 만화나 공포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니지만, 이토 준지의 만화는 짧은 장면이라도 본 기억이 납니다. 그 만화가가 그린 고양이 만화- 표지부터 비범하지 않은가요? 만화가의 이름과 고양이라는 소재에 이끌려 읽기 시작해서 만화를 다 본 후에야 고개를 들었습니다.
이토 준지는 개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약혼자가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데려오면서 모든 일이 시작됩니다. 등에 독특한 무늬-저자의 말에 따르면 저주의 얼굴-가 있는 욘(四)에 이어 귀여운 노르웨이 숲 고양이 무(六)도 들어오고요. 작가는 기묘한 생명체 같아 보였던 고양이에게서 귀여운 구석들을 발견합니다. 고양이들이 약혼자만 잘 따르니 부러워하면서 본인에게도 잘 해주기를 점점 바라게 되지요. (그렇게 그는 고양이 집사가 되어가고……)
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. 맞아, 나도 그랬지, 고양이들이 좀 그렇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. 거기에 공포만화 특유의 그림이 재미를 더합니다.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저렇게 그려놓다니요. 당장이라도 기괴한 상황이 일어날 것 같지만... 상상하는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습니다. 그림 때문에 괜시리 마음을 졸이면서 보았네요.
분량이 많지 않아서 금세 읽었습니다. 잔잔하면서도 한번씩 키득거리는 웃음이 필요할 때 이런 책도 좋을 듯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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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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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ansik's Drink 2013.12.12 21:51 신고
잘 보고 갑니다 ^^
좋은 하루를 보내세요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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